백동엽 – 모빌리티 인프라와 문화냉전의 자유주의적 통치성: 문화영화 <아리랑다리>(1964)의 개작에 관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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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동엽 영화미디어학센터 보조연구원이 공동저자로 영화연구 106호에 학술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백동엽, 김지훈

모빌리티 인프라와 문화냉전의 자유주의적 통치성: 문화영화 <아리랑다리>(1964)의 개작에 관한 분석

본고는 미군 대한원조사업(Armed Forces Assistance to Korea)의 일환으로 동두천 안흥리에 건설된 목재교를 다룬 국립영화제작소와 주한미군7사단이 함께 제작한 문화영화, <아리랑다리>(1964, 배석인)에 표상된 건설의 스펙터클과 이를 둘러싼 한미갈등의 사회정치적 맥락을 인프라(infrastructure)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분석은 텍스트의 내부와 외부를 교차하며 진행한다. 먼저, <아리랑다리>의 텍스트를 면밀히 분석하며 근대적 모빌리티 인프라가 표상되고 발화되는 양상을 살핀다. 교량을 포함한모빌리티 인프라는 근대적 생활세계를 이루며 시민들에게 편리한 이동의감각을 전달하는 한편, 경로의존성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자유주의적 통치성의 매개로 작용한다. 건설을 사후적으로 반복재연한 <아리랑다리>의 이미지와 플롯은 실재하는 교량과 더불어 근대적 이동의 감각과 담론을 공구성하는 모빌리티의 매개로 기능하였다. 그 다음 본고는텍스트를 국립영화제작소의 제작서류에 기록된 제작계획서 및 원안 시나리오와 비교함으로써 영화화 과정에서 누락된 주한미군의 총격사건을 제작의 숨겨진 맥락으로 지시한다. 지역사회에 개입하는 주한미군의 원조활동과 그 표상은 단순히 근대적 인프라를 증여하고 자율적 주체성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예외공간을 생산하는 주한미군의 치안활동과 성노동관리전략은 바람직하지 못한 모빌리티의 분유자인 기지촌 여성과 고용노동자들을 처분가능한 생명이자 노동력으로 양산하는 죽음정치(necropolitics)로 기능하였다. 본고는 근대적 인프라의 죽음정치적작동과 그 미학적 표현을 가리키는 인프라적 야만주의(infrastructural brutalism)의 개념을 경유하여, <아리랑다리>의 안팎에서 죽음정치의 첨병이었던 미군기지와 비규범적 모빌리티의 보유자들이 표상으로부터 말소되는 양상을 드러낸다. 궁극적으로 본고는 교량의 건설을 통해 자유주의적 모빌리티를 시각화하는 공보영화의 기획이 기지촌을 예외공간으로 선포하고 비규범적인 주민들의 신체를 재현으로부터 추방하는 죽음정치와 불가분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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