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학교 영화미디어학센터를 열며
1959년 창립한 북미영화학회(Society for Cinema Studies)는 2002년 영화미디어학회(Society for Cinema and Media Studies)로 이름을 바꾸면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임무를 정립했습니다.
“우리는 영화, 텔레비전 및 기타 관련된 미디어의 지구적, 국가적, 지역적 순환을 비판적으로 조사하는 것을 촉진한다. 우리 학회의 학자들은 이 모든 미디어를 역사적, 이론적, 문화적, 산업적, 예술적, 심리적 맥락을 포함한 다양한 맥락에 놓는다.”
그 이후 이 학회는 극영화,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이라는 표준적 영화의 상이한 제작 양식에서 파생된 미적 대상 이외에도 비디오게임, 미디어 설치작품, 데이터 시각화, 소셜 미디어, 알고리듬, 심층학습 등 다양한 미디어 대상과 무빙 이미지, 스크린과 플랫폼을 포괄하면서 포스트휴먼, 인류세, 환경 미디어, 신유물론 등과 같은 인문학의 가장 최근 조류까지도 포용하는 다양한 연구자들의 학문적 공동체를 조성해 왔습니다.
중앙대학교 영화미디어학센터(CAU Center for Cinema and Media Studies: CAU-CCMS)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형성된 영화미디어학을 국내 학계에 제도화하고 확산하며 국제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화영상이론전공이 설립하여 2025년 3월부터 운영하는 학술활동 및 연구 조직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영화학의 연구 대상인 영화의 역사, 미학, 형식, 기술, 영화와 사회 및 문화와의 관계에 대한 탐색을 심화하면서, 21세기 영화학의 학문적 패러다임인 영화미디어학의 새로운 연구 대상과 방법론을 포용하고 확장하는 것을 목표합니다.
21세기 들어 북미와 유럽의 영화학은 디지털, 네트워크, 컴퓨터 미디어의 광범위하고 심대한 영향력에 따라 표준적 영화의 구성요소와 경계가 근본적으로 와해되고 재구성되는 포스트-시네마 조건(post-cinematic conditions)을 예민하게 인식하면서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성찰하기 위해 비판적 미디어학, 미술사, 인류학, 과학기술학, 디지털 인문학 등과 활발하게 교섭해 왔습니다. 이는 문학과 예술비평의 교육의 일부로 출발하여 1970년대부터 기호학, 정신분석학, 사회학, 문화연구 등을 조립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대학의 학제이자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착한 영화학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북미와 유럽에서 영화학은 독립적인 대학원 프로그램 이외에도 영문학, 비교문학 등의 인문학 프로그램과 사회과학 내 비판적 미디어학에 자리하면서 학제간 인문예술학(interdisciplinary arts&humanities discipline)으로 스스로의 위상을 구축하고 성장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다양한 이론과 방법론을 성숙시켰고, 인문예술학 내에서 이미지 및 미디어의 형태와 기능, 그리고 시청각적 미디어 경험이 주체, 사회, 세계와 맺는 관계에 대한 지식과 개념을 비판적으로 생산해 온 비중 있는 학제가 되었습니다. 21세기 영화미디어학으로의 전환은 영화학의 그와 같은 역사를 계승한 동시에 갱신한 결과입니다.
영화미디어학센터는 이처럼 다른 학문에 비해 짧지만 압축적이고도 역동적인 변화를 거쳐 온 영화학의 이와 같은 역사와 현재를 국내 학문 및 지식 생산의 장에 생산적으로 적용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센터는 영화의 문화적 수용에 있어서 연극과 긴밀히 연결되었던 동아시아의 고유한 맥락을 고려하더라도, 일반 대중 대부분의 무지는 물론 아카데미아에서도 제작/실기 중심의 ‘(연극)영화과’와 ‘예술대학’에 속한 것으로 인식해 온 국내 영화학의 한계와 평가절하를 극복하고 다른 지식 생산 및 유통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영화학의 관심과 접근을 동시대적 맥락에 맞게 계승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21세기 인문예술학 및 비판적 사회과학의 연구대상과 방법론에 합류하고 기여해 온 영화미디어학의 잠재력을 다양한 학술 활동을 통해 실현하고 전파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미션을 위해 센터는 여섯 가지의 중점 학술활동 분야를 정립했고, 영화와 미디어의 형태, 미적 경험, 기술에 대한 관심과 근심을 심화하고 공유할 것이며, 이를 통해 영화미디어학에 참여하거나 제휴하는 국내외 행위자들의 연결망을 구축할 것입니다.
영화미디어학센터는 이와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첨단영상대학원 원우들과 함께 만들고 운영해 나가며, 이 비전에 공감하면서 영화와 미디어, 예술, 그리고 이에 대한 지식과 비판에 관심을 가진 모든 연구자와 대중에게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협력을 바랍니다
2025년 3월, 영화미디어학센터 디렉터 김지훈
조직 정의 및 목표
학제간 인문예술학으로서의 영화미디어학의 제도화를 위한 대외적 학술 활동을 수행
영화영상이론전공의 학문적 내실화와 외연 확대 모두를 도모하기 위해 원우들의 참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공 직영 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