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서부극의 생태학적 리얼리즘:
앙드레 바쟁의 생태미디어적 사유와 <믹의 지름길>(2010)
본 논문은 서부극이라는 영화 장르의 생태학적 함의를 앙드레 바쟁의 리얼리즘을통해 모색하기를 시도한다. 인류세와 함께 자연과 문화의 이분법은 인간중심주의라는이름 아래 부정적인 것으로 위치되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생태영화적, 생태미디어적 시도는 인간의 지각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자연을 전제하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존재론적 얽힘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갖는 의의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연에 너무 많은 저울추를 기울임으로써 인간 주체에 대한 사고를 누락한다는 결점을 안는다. 이로 인해 영화가 감각시키는 자연이 구체적인 것인지 관념적인 것인지 제대로 위치 지을 수 없는 모호성에 노출되며 기후 회의론자들이 생태주의담론을 이데올로기라고 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본 논문은 이러한 상황의타개책이 더 구체적인 자연을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자연의 상실을 단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화는 현실을 대가로 해서만 구성된다고 주장하며 영화 이미지의 모호성을 통해 현실과 사실 간의 간극을 현시하는 리얼리즘이라는 영화적 실천을 요청한 바쟁은 자연의 상실에 대한 단언이 갖는 생태미디어적 함의를 포착한다. 이에 따라 자연의 상실에 대한 단언과 함께하는 영화의 생태미디어적 실천은 자연의부정할 수 없는 존재 아래에서 언제나 그러한 실재적 자연을 살해하고 기표로써의 자연으로 대체해야만 하는 인간의 존재 조건을 보여주는 것이다. 본 논문은 켈리 레이카트의 <믹의 지름길>을 분석하며 자연과 문화 사이의 항구적 투쟁을 그리고 있는서부극이 앞선 실천을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