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학기 중앙대학교 영화미디어학센터 콜로키엄
쇳물 같은 데이터: 포항제철의
1990년대 미디어아트가 그려낸 정보화사회
부찬용 Bu Chan Yong

일시 : 2023년 5월 12(금)일 19:00 (KST)
강연자 : 부찬용 Bu Chan Yong
본 발표는 포항제철종합주식회사(현 POSCO)가 1993년 대전엑스포를 위해 제작한 기업전시관인 “소재관”의 독창성을 1990년대 한국의 지정학적 상황 및 신물질주의(new materialism), 그리고 데이터미학의 틀 속에서 조명한다. 한국의 정보화사회 청사진 그리기를 아젠다로 내세운 이 메가이벤트에서, 소재관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흐르고 관리되는 현대사회를 수시로 성질이 변동하는 쇳물을 다루는 제철소의 확장으로 그려내었다. 소재관의 3D 애니메이션 초반부를 장식하는 제철소 쇳물은 중반부부터 데이터 네트워크와 등치되고, 전반부에서 제철노동자의 감각을 장착하게 된 관객들은 인지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비물질적” 데이터를 제철소에 흐르는 쇳물처럼 감각하게 된다. 이를 통해 소재관은 그간 간과되었던 제철소의 역동성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1990년대 초 한국의 정보화사회 담론장에서 두드러졌던 산업사회와 정보화사회 사이의 이분법적 구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까지 나아간다.
부찬용은 하버드대학교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 박사후연구원. 철강산업이 한국 미디어문화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단행본을 준비중이다.